한 마리 모기로도 충분하다”…뎅기열이 몰고 온 감염병 쓰나미


한여름이 되면 모기 기피제가 필수품이 되는 건 단지 불편함 때문만은 아니다. 뎅기열은 ‘모기 한 마리’가 불러오는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매년 수백만 명을 병상에 눕힌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로 인해 뎅기열의 전파 지역이 점점 북상하고 있다. 뎅기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는 열대 지역을 넘어 온대까지 퍼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뎅기열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이제 뎅기열은 열대지역의 문제만이 아닌, 전 세계가 경계해야 할 보건 이슈가 되었다.

뎅기열은 어떤 병인가?

뎅기 바이러스의 특징과 전파 경로

뎅기열은 플라비바이러스 계열의 뎅기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병이다. 주요 전파 경로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다. 모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을 물고, 이후 다른 사람을 물면 전파된다. 감염 후 3~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뎅기열은 4가지 혈청형이 있으며, 한 번 감염돼도 다른 혈청형에 다시 걸릴 수 있다. 특히 두 번째 감염 시 중증 뎅기열(DHF, DSS)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주요 증상과 경과

초기에는 고열, 심한 두통, 안구통, 근육통, 발진이 특징적이다. 증상은 감기와 유사하지만, 고열이 2~7일간 지속되며 피로감이 매우 심하다. 일부 환자에게선 출혈, 저혈압, 장기부전 등의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치사율은 일반형은 낮지만, 중증 뎅기열의 경우 최대 20%에 이르기도 한다. 조기 진단과 수액치료가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치명률과 세계적 유행 상황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약 4억 명이 뎅기열에 감염된다고 추정한다. 이 중 1억 명이 증상을 보이며, 5백만 명 이상이 중증으로 발전한다.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유럽과 북미에서도 유입 사례가 증가 중이다. 국내에서도 해외 유입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 남미 여행자들의 감염 사례가 많다.

구분일반 뎅기열중증 뎅기열
주요 증상고열, 두통, 근육통, 발진출혈, 저혈압, 장기부전
치명률1% 미만5~20%
치료법대증 치료수액 치료, 집중 치료
예방모기 차단모기 차단, 백신(제한적 사용)

뎅기열의 전 세계 확산 배경

기후변화와 모기 서식지의 확대

지구 온난화는 모기의 활동 시기와 지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가 북상하고 있다. 이는 곧 뎅기열의 전파 가능 지역이 넓어진다는 뜻이다. 특히 10℃ 이상만 돼도 모기가 살아남을 수 있어 위험지역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반도 남부, 일본, 유럽 일부도 이제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런 변화는 모기매개 감염병이 ‘전 지구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신호다.

도시화와 인구 밀집

도시화로 인한 슬럼 지역과 위생 취약 지역에서 모기의 번식지가 많아졌다. 특히 깨진 물통, 배수구, 쓰레기 등에 물이 고이면 모기가 쉽게 서식한다. 인구 밀도가 높을수록 감염 확산 속도도 빨라진다. 아시아의 대도시는 뎅기열 감염이 집중되는 핫스팟이 되곤 한다. 국내의 경우 여름철 건설현장, 캠핑장 등도 잠재적 위험지대로 꼽힌다. 예방을 위해선 지역 환경 관리가 필수다.

국제 이동과 감염 확산

항공 교통의 발달로 감염자가 세계를 빠르게 오갈 수 있다. 뎅기열의 잠복기가 있어 무증상 상태로 입국해 국내에서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특히 동남아 지역은 인기 관광지인 만큼 유입 위험이 크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뎅기열 환자의 대부분은 해외 감염자였다. 공항 검역과 감시 체계 강화가 중요한 이유다.

확산 요인내용
기후 변화모기 활동 지역 확대
도시화모기 서식지 증가
인구 밀집감염 확산 속도 증가
국제 교류감염자 유입 가능성 증가

뎅기열 외 모기매개 감염병의 위협

지카, 치쿤구니야, 웨스트나일열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감염병은 뎅기열 외에도 여럿이다. 지카바이러스는 임산부 감염 시 소두증 유발 가능성이 있다. 치쿤구니야열은 관절통이 심하며, 회복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웨스트나일열은 중추신경계 침범 시 치명적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모기를 통해 전파되며, 기후변화와 함께 함께 확산되고 있다. 뎅기열과 동시에 감시해야 할 질병들이다.

공통적인 예방 전략

모기매개 감염병의 예방은 공통된 전략을 따른다. ▲모기 기피제 사용 ▲야외 활동 시 긴 옷 착용 ▲서식지 제거 ▲모기장 사용이 핵심이다. 또한 지역 방역 체계도 중요하다. 개인 차원의 예방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와 국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 병원, 보건소, 공항 등과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백신은 일부 질병에만 사용 가능하므로, 예방 중심 전략이 유일한 해법이다.

국내 발생 가능성과 준비

국내 기온 상승과 함께 모기 활동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국내 발생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여름철이면 모기매개 감염병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남부지방, 제주 등은 주의가 필요하다. 아직은 대부분 해외 유입 사례지만, 국내 토착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모니터링 체계 강화와 대중의 인식 제고가 절실하다.

| 모기매개 감염병 비교 |

질병명주요 증상주요 위험국내 발생 여부
뎅기열고열, 발진출혈열, 쇼크해외 유입
지카열발열, 발진태아 소두증유입 사례
치쿤구니야관절통만성 관절염유입 사례
웨스트나일열고열, 신경계 이상뇌염보고 사례 없음

백신과 치료, 현실은 어떤가?

뎅기열 백신의 개발 현황

세계 최초의 뎅기열 백신인 ‘덩박시아(Dengvaxia)’는 2015년 WHO 승인을 받았다. 다만 일부 혈청형에 대한 효과가 낮고, 백신 접종 후 오히려 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최근엔 QDENGA(다케다 제약)가 유럽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승인되며 대체 백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고비용과 부작용 우려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사용은 어려운 실정이다. 백신이 있다고 해도 근본적인 예방은 모기 차단이 우선이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뎅기열은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어, 대증 치료가 중심이다. 수분 공급과 해열제(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사용이 대표적이다.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은 출혈 위험이 있어 피해야 한다.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입원 치료와 수액 요법이 필요하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대응이 생사를 가른다.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선 의료진의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

우리에게 남은 숙제

여전히 뎅기열은 백신도, 치료도 미완성이다. 예방이 최선의 방어선이며, 모기 매개 환경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개인, 지역사회, 국가의 다층적 협력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대응, 국제 협력, 연구개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한다. 단순히 ‘외국 병’으로 치부하면 언젠가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 감염병은 국경을 모른다.

구분내용
백신일부 국가에서 제한적 사용 가능 (Dengvaxia, QDENGA 등)
치료항바이러스제 없음, 대증 치료 중심
주의점조기진단 중요, 해열제 선택 주의
대응 방향예방 중심 전략, 환경 관리, 감시 체계 강화

지구온난화와 도시화, 국제 교류의 확산은 뎅기열을 포함한 모기매개 감염병의 위협을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뎅기열은 백신과 치료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모기 차단과 환경 개선을 통한 예방이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해외 유입 사례가 계속 발생 중이며, 기후 변화에 따라 국내 자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모기매개 감염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대응이 필요한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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